[소모임 후기] ※판소리 클래스 부작용 주의해야..

임예은
2019-04-03
조회수 64

판소리 클래스 후기


작년에 청년누리에서 선캐쳐 원데이 클래스를 한 적이 있는데, 저와 함께 화장실을 공유하고 있는(일명 화.메.) 수빈쌤의 판소리 클래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번에 했던 클래스와 다르게 수빈쌤의 엄청난 추진력으로 우리 청년누리 사람들 뿐만 아니라 민달팽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예전에 벼룩시장에서 뵀던 분들도 있어서 괜히 더 반가웠고.


수업이 시작되었고, 나는 왜 판소리를 배우게 되었는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초등학생 때 막연히 같은 반에 있던 판소리를 배운다는 친구가 가창시험 때 노래를 부르던 게 생각나더라구요. 그때도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던 저는 고음이 시원스럽게 쫙쫙 올라가는 그 친구가 너무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마음에 신청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무언가 변하겠어?라는 의심이 깊게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큰 기대 없이 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판소리 클래스가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4주 간의 수업을 통해 판소리 실력이 늘었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젯밥에만 정신이 팔린 사람 마냥 판소리 외의 것들에 흥미를 갖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은 사실입니다. 큰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면 민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묻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슬쩍 자신감을 내 더 큰 소리로 불러 보기도 하고, 어떻게 음을 기억해야 할지 몰라 헤매다 친절한 수빈쌤의 반복학습과 특강과외로 도움을 받아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수업이 끝나면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맛있는 것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클래스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름대로 판소리 학습에 대해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알고 보니 판소리의 'ㅍ'도 모르고 있었는데 약간이나마 지식을 알아가게 되어 좋았고, 무언가를 처음 배우는 것에서 오는 대폭의 성취감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지만 숙제를 잘 해가고 싶은 마음에 노래방은 많이 가면서 노래는 듣지 않던 제가 밤마다 수빈쌤의 녹음된 사랑가를 무한반복해 듣고,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기억나는 대목을 흥얼거리기도 했네요.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해도 되는건지 걱정스럽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 준 수빈쌤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준비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을 알기에 더 고맙고, 나는 성실한 수강생이었을까 생각하며 약간의 미안함도 생기네요. 마지막까지 직접 가경언니와 그림을 손수 그리고 글씨를 적어 준 하나밖에 없는 부채에 감동받아버렸습니다. 다음에도 또 이런 좋은 클래스를 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중독성 넘치는 판소리 클래스, 또 열리면 나도 모르게 신청을 해 버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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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툴툴대기만 하던 예은이의 진솔한 후기에 감동..받고 갑니다!^^ 고마워 예은아! 시즌2도 같이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