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자 수첩] 빛나는 여정을 마치며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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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근자 A입니다. 

 “매일 출근하여 일정한 시간 동안 근무를 하는 사람. "- 네이버 사전


저는 2020년 9월부터 지금까지 상근자로 일하고 있으며, 드디어! 다음주 금요일에 퇴사를 합니다. 

상근자 수첩에 뭐를 써야할지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4년 간 뭘 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써보겠습니다. 


2020년 겨울, 첫 누수가 터졌습니다. 입주자들이 집을 비운 사이 업자와 방문해서 공사를 하는데, 

이 직업 "현장감 있다"고 느꼈습니다. 


2021년 초 겨울, 금요일 밤에 전화가 왔습니다. 누수가 터졌다는 얘기입니다. 다음날 아침 주택으로 향해

업자가 누수를 조치할 동안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 직업 "예측가능성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2022년 어느날, 조합원과 같이 서울역 달팽이집을 방문하였습니다. 

삽달팽이 첫 공식 활동이었지요. 같이 변기, 세면대 교체 등 작업을 하고 난 후

입주자가 가지 파스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불러 한 10명이서 술을 마셧어요..

"이 직업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3년 어느날, 통장내역을 정리하면서 "큰 일도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가 쌓여서 만들어 가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기에, 좋을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었는데, 특히 좋은 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더군요. 


3년간 달팽이집에 살면서, 그리고 일하면서 민달팽이라는 작은 우주를 여행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 동안 같이 고민하고, 논쟁하고, 합의했고 실행했던 시간들이 어느덧

나라는 사람의 DNA일부를 형성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같이 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