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택 건축주들' 첫모임 후기

2019-09-17
조회수 364


바람이 많이 불던 9월 7일 토요일. ‘사회주택 건축주들’의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무려 21명이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모였습니다:D


12시에 만나서 특별한 곳에서 식사를 했어요. 바로 하의재 1층의 따라멜리19 인데요. 하의재는 교회를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 공공주택이자, 마을 공동체라고 해요. 지하 공간은 교회와 마을극장으로 쓰이고, 1층에 레스토랑 겸 카페인 따라멜리19가 있습니다. 이 레스토랑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조금씩 재정적으로 출자했고, 공동체 안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2층에는 공동육아공간과 마을사랑방이 위치해 있습니다. 마을사랑방에서는 외부인도 참가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대관을 해주기도 합니다. 3층부터 5층까지는 주거공간으로 쓰입니다. 


맛있게 점심을 먹으면서 오랜만에 만나는 조합원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또 하의재가 어떤 공간이고 이 집이 공동체 주택으로 지어진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들었답니다. 식사 후 하의재 공간들을 둘러보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상상력이 뿜뿜 솟아났어요!


스무명이 넘은 인원이 모인만큼 ‘사회주택 건축주들’ 첫모임 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의재의 송하진님이 장소를 쓸 수 있도록 하의재 2층의 마을사랑방 스케줄을 조정해주셔서 의미 있는 장소에서 첫모임을 할 수 있었답니다:D


'사회주택 건축주들'은 공급자 중심의 주택 시장을 수요자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프로젝트입니다.  두 달동안 세입자·시민이 직접 건축주가 되어 설계 과정에 참여해보고 공간과 활동을 기획해보는 모임입니다.


오늘이 처음 모임 자리인 만큼 논의에 앞서 1부, 2부, 3부로 나누어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시간과 참여자들과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길게 가졌습니다.


1부에서는 먼저 임소라님이 수요자 중심의 주택 건축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함께주택협동조합에서 입주 수요자들이 모인 시작부터 입주까지의 사례를 소개해주었는데요. 어떻게 자원을 조달했는지부터 설계 과정에서 8회의 워크샵을 진행했던 과정들과 각각의 공간들을 구체적으로 구현해가는 과정들 그리고 착공부터 건축 허가를 받았던 과정들, 입주까지의 실제 이야기들을 다양한 사진과 자료와 함께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권지웅님이 서울시 빈집활용 토지임대부 사업을 간단히 설명하고, 4월부터 진행한 민쿱 공급TF활동에서 미아동 답사, 도면 공부, 연희동 상상워크샵을 진행한 것 등 지금까지의 경과를 공유하였습니다. 공급의 순서를 바꾸어 청년 수요자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집, 세입자들이 당당히 살아가고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는 집을 만들어가는 목표로 사업을 준비했던 과정들을 설명하고, 사회주택 건축주들의 프로그램 과정을 설명 하였습니다.


송현정님이 어떤 사람들이 이 집에 입주하게 되는지 간단한 입주자 모집 계획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입주교육, 입주워크샵 등 입주 과정들을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2부는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소개 진행을 맡은 이한솔님이 무려 7가지 질문을 통해 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질문들이 많고 어렵다고 원성이 자자했다는 후문이...) 


    1. 나를 소개하는 키워드

    2.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키워드

    3. 나에게 집이란?

    4. 우리 사회에서 집은 어떤 의미여야 할까?

    5. 나는 ‘여기서’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6. 사회주택 건축주들이 이것만은 꼭 다루었으면 좋겠다.

    7. 이번 가을은 우리 사회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여야 할까?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어요.


나에게 집이란?

- 집은 나만의 공간이다.

- 집은 마음이 복잡하면 집이 더럽고 괜찮으면 깨끗하기에 민낯이다.

- 집은 뭐든지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생친구다. 집은 가장 나다워지는 곳이다.

- 집은 3남매가 모였을때 쉴 수 있는 리틀포레스트다.


우리 사회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여야 할까?

- 우리사회에서 집은 세입자가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 우리사회에서 집은 집 때문에 소외받는 일을 없어야.

- 우리사회에서 집은 자기에 맞는 집에 살았으면 좋겠고 당연한 권리일 수 있을 텐데 실현이 어려운.

- 우리사회에서 집은 나와 닮은 공간이 집이었으면.

- 우리사회에서 집은 아직까지는 지역 또는 집 이름이 무엇이냐로 평가하는데 이력서나 꼬리표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을 없애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 우리사회에서 집은 주거권이 보장되는 곳이어야.

- 우리사회에서 집은 개인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사회주택 건축주들이 이것만은 꼭 다루었으면 좋겠다.

- 비용의 문제 때문에 집이 좁을 수밖에 없으나 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수납이나 짐을 함께 고민하였으면.

- 유니버셜디자인을 고려하여 누구도 집에 살면서 불편을 겪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면 집을 오래 쓸 수 있을지 같이 많이 이야기 해보았으면.

- 커뮤니티바를 생각해봤는데 동네 기반, 지역과 만나는 기반으로. 바가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편안히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 좋아하는 세 가지 단어인 지속/협력/개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 필요에 맞는 집이었으면. 작은 공간이지만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가능한 것을 넣을 수 있었으면.

- 사회주택에서 에너지 전환하는 이슈를 같이 이야기했으면. 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것을 고려한다면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다.

-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를 많이 해봤으면.

- 환경을 생각하면서 환경 친화적으로 고민했으면. 사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 좋겠다.

- 이 근처에 살고 있고 동네에서 이 집을 자주 봤는데 유일하게 초록색이 많은 곳. 이 집이 없어지고 새로운 게 들어올 때 그런 초록한 느낌이 유지가 되면 어떨까.

- 에너지의 효율성에 대해 잘 생각해봤으면.

- 마음 공부 생각해보기. 의견이 어긋나도 품을 수 있는.

- 공동체와 사생활의 적정성을 고민했으면.

- 이 과정이 미완일지라도 잘 정리했으면.

- 공간과 동선. 뭘해도 괜찮은 공간을 다루었으면.


그리고 앞으로 자주 모일텐데 우리끼지 모임 약속문을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성휘님이 다른 단체/모임의 약속문들을 사례로 소개해주고, 우리 모임의 약속을 함께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 민달팽이 경력 중요하지 않아요.

- 대안없는 불평보다는 함께 방향 찾기

-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변화 가능성에 집중

- 경청

- 평등. 수평적 관계

- 차별없는

- 배워가는 과정을 응원하기

- 다양성을 존중

- 나와 타인을 같이 생각하기

- 같이 보이는 상황도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이애하는 말하기

- 관용

- 어색해도 괜찮아요

- 의견을 말 할때는 끝까지 다 듣고 말하기

- 대화하려고 노력하기

- 협의, 조정해가는 방식으로 토론하기


등등 참여자들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해 주었어요. 이 자리에서 바로 약속문을 완성하기는 어려워서 이성휘님, 동글님, 임소라님이 의견들을 수합하여 약속문 초안을 다음 모임까지 만들어 오기로 하였습니다.


3부에서는 연희동 사회주택을 설계하신 임도균 건축가, 차선주 건축가가 오셔서 각각의 공간이 이렇게 설계된 이유들, 그리고 설계를 완성하기 위하여 정리가 필요한 세부 요소들을 짚어주셨습니다.


여러 질문들과 대답들이 오고 갔습니다.


[쉐어형]

1. 세대 내 세탁실 vs 1층 세탁·건조실

2. 세대 내 보일러실 vs 공용계단실 보일러실

3. 냉장고 550L vs 크거나 작거나

=> (임도균 대표) 냉장고의 크기보다 싱크대의 크기 결정이 필요

4. 3인 쉐어하우스 화장실 구성(현재 세면대, 대변기, 샤워부스로 구분)

5. 쉐어형 거실에 필요한 가전, 개별룸에 배치될 가구

6. 쉐어형 거실에 필요한 수납공간


[2인가구]

1. 2인가구 세대의 경우_ 2실 vs 1실 + 드레스룸 + 화장실

2. 옥상테라스 설치 여부


[공통]

1. 천장형 에어컨 (거실) vs 스탠드(거실) vs 천장형(개별실)

2. 테라스 사이 구획벽 설치 여부(4,5층)

3. 건물 내 공용창고 설치


<화장실 소음> 화장실의 소음에 대한 고민

(차선주 소장) 세대 내 화장실 소음은 그리 크지 않은 편. 오히려 세대 간에 예를 들면 윗층 화장실 아래 방이 있는 경우는 화장실 소음이 클 수 있음. 가능한 그렇지 않게 설계를 함. 일부분이 겹칠 경우 추가 설비를 통해 소음을 저감할 수 있음.


<창문:채광> 창문 크기는 더 크게도 가능한지.

(임도균 대표) 창문의 높이는 법적으로 정해진 높이 이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은 있음. 나머지 것은 법적인 차원은 아니며 건물의 입면을 고려하여 전체적으로 조화로울 필요는 있어 보임. 창문을 크게 할 경우 방 내 가구를 배치하는데 불편함이 있을 수는 있음.


<창문:환기> 맞바람 환기가 되는 게 불가능한지.

(임도균 대표) 2,3층의 경우 맞바람이 치는 등의 조치를 하기는 쉽지 않음. 요즘은 에어컨이 그 역할을 하기도 하고 2,3층이 현재로도 아예 환기가 안 되는 도면은 아님. 물론 옛 주택(한옥)처럼 통풍 자체가 고려된 것은 아님.


<창문:환기> 공기 조화 설비가 이 주택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차선주 소장) 이 주택의 경우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른 대상주택이 아니라서 공기조화 기계설비가 들어가지는 않음. 기계가 들어가는 게 꼭 좋은 것은 아님. 자연환기가 삶을 살아가는 주택에는 더 좋을 수 있음.


<실외 차양막> 차양막을 달 수 있는지.

(임도균 소장) 현재는 건폐율을 꽉 채워서 건물을 설계했기에 차양막을 설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


[1층]

1. 법적 대상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애인주차장 설치 여부

2. 입주자 전용공간의 활용방안(공동 세탁실, 부엌 및 식당, 쇼파 및 TV, 회의실, 독서실 등)

3. 1층 화장실 계획(엘리베이터에서 출입 가능, 외부공간에서 출입, 남녀 구분 여부)

=>(임도균 대표) 허가관청에서 남녀를 분리한 화장실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음. 법적인 차원에서 기준이 있는 지는 찾아보아야 함.


4. 주차장 쪽 유리 폴딩도어 설치 여부 및 범위

* 기존 주택 및 나무 등 활용방안 모색 필요


우리가 어떻게 팀을 구성하여 논의를 할지 팀 구성에 대한 의견들을 다양하게 나누었고 이렇게 4팀으로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팀별로 잠시 모여 회의를 하였고 다음 전체 회의 전에 팀별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첫모임의 공식적인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1. 입주자 공용공간(@공용팀) : 정희, 한솔, 수빈, 한밀

(공용세탁실, 복도, 공용창고)

2. 세대 내 전용공간(@전용팀) : 꿈돌이, 고원, 용찬, 기웅, 가원

(5층 도면, 세대 내 환기, 씽크대 크기, 창문 배치 크기)

3. 1층(@일층팀) : 하이픈, 우주, 마마, 지수, 롭다, 숀, 동글, 은혜, 준석

(근린생활 공간, 1층 화장실, 주차장, 녹지)

4. 유니버셜 디자인(@유디팀) : 태그, 소라, 정헌, 지웅

(전체에 대한 접근성)



12시부터 7시까지 무려 7시간을 함께 하였는데요. 연희동 건축주들의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두 분이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롭다님 후기:


사회주택의 개념과 필요성은 진즉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심심치 않게 언론지상에 등장하기도 하지요. ‘사회주택 건축주들 연희동 88-30’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당장의 사회주택 양상을 움직여보자는 취지의 모임입니다. 시류를 변화시키자는 작당이니 사실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면서도 어깨가 무겁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을 어떻게 느낄지,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그리고 지역사회와 어떤 하모니를 이뤄야 할지 등 우리가 상상하는 집을 켜켜이 구체화하는 작업이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사는 사람이 우선이겠지요. 부족한 시장의 주거여건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갈 다채로운 주택이기를 희망합니다. 지역의 필요와 수요가 맞아 떨어져서 동네에 아담하고 조용하게 어울리는 거점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이길 희망합니다.


우리 모임이 다양한 주거실험의 단초가 되고 결국 현실적인 대안으로 구체화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집의 건물주입니다.’ 정말 설레는 문장입니다.


꿈돌이님 후기: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서 하는 일은 멀리 지방에 살 때도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덜컥 세상에 나와 살아보면 지낼 집이 마땅치 않아 애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 20대도 그러했기에 그냥 살풀이처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4년 전 겨울인 2015년 12월 15일에 민달팽이 3호집 페인트칠을 하려고 강릉에서 서울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사는(live)곳이 아니라 사는(buy)곳이 집이라는 세상의 통념을 거스르고, 다시 사는(live) 곳으로 만드려는 어려운 일에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민달팽이에 도움이 되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 칠하고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유행하던 문구를 따라서 싱크대를 덮은 커버링 테이프에는 "달팽이 3호 준비 과정 전체를 보면 전반적으로 협동의 기운이 온다"는 A4를 가로로 인쇄한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2016년 말 광화문에서 이 말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이후 2017년에 서울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민달팽이의 활동에 많이 함께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가식적이고 관념적인 사람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종종 함께했고, 올해 4월부터는 청년 수요자 맞춤형 주거 공급을 위한 민쿱 공급TF에 함께 했습니다.


민쿱 공급TF 활동을 게을리해서인지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2호집을 매입할지, 북가좌동, 홍은동 지역 토지지원리츠사업을 할지 등 이야기를 하다가 연희동, 미아동 빈집활용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공급사업으로 흘러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6월 8일 약간 더워지던 어느 날에는 미아동 현장에 주변 시세 및 주거 환경 등 현장 답사를 같이 갔습니다. 그곳에서 신축 다세대 주택에 수익성을 짜내려고 깨끗하고 좁은 감옥처럼 만든 방들과 낡은 집들, 좁고 경사진 골목들을 보았습니다.


그날 하필 답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조합원 몇분을 태우고 잠시 멈추어 있던 제 5단 수동 스파크의 앞 범퍼를 업계에 발을 들인지 얼마 안 된 오토바이 배달 노동자가 치는 교통사고가 나버린 것입니다.


사실 엠블럼이 낡아서 DIY로 갈려다가 실패하여 엠블렘이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마침 범퍼가 작살나서 보험처리한 결과 엠블럼은 새것이 되었습니다.


별 도움을 못드렸는데 공급TF분들과 민쿱 관계자 분들이 열심히 하신 결과 이번 사업이 진행되어 사회주택 건축주들 모임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희동 사회주택이 사람들을 품어주는 좋은 집으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단열, 기밀, 환기 그리고 관계가 잘 충족되어 쾌적하고 행복한 공간이 되길 기대하고, 이런 공간들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