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집을 기억하며 : 공작단과 민달팽이 입주

2022-02-23
조회수 792

여러분 안녕하세요!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봄이오려나~ 싶게 잠깐 따뜻해졌던 날씨가 급 추워지고, 눈 발이 휘날리는 일주일을 보내고 있네요~

재택근무 일지에 적힌 것처럼, 재택근무로 인해서 저는 (주말포함) 4일을 집에서만 보내고 있습니다ㅎㅎㅎㅎ(다리 근육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

사무국은 지금 3월 12일에 있을 총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요, 2022년 3월에 대선 그리고 민쿱 총회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바로 4호 달팽이집이 운영종료 된다는 것입니다.....ㅠㅠ

 

2016년에 공급된 4호 달팽이집은 6년간 50여명의 입주조합원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는데요.

그간 4호집의 시작과 마지막의 모습을 활동보고에 2회차로 기록하면서 4호집의 운영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럼 4호집의 시작부터 알아볼까요?

 

-1부. 4호집을 기억하며 : 공작단과 민달팽이 입주

-2부. 4호집을 마무리하며 : 아듀파티와 운영종료

 


4호집은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벚꽃길이 예쁜 불광천이 있는 6호선 새절역에서 도보 10분에 있는데요,

이곳은 무려 1980년대에 지어진, 4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곳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에 있어요. 사진에 보이는 작은 현관으로 들어가게 되죠.

 

이전에는 가정집이기도했고, 어린이집이기도 했다고 해요. 그곳에 2016년 민달팽이가 들어오게됩니다.

 

새로운 공간은 청년들이 거주하는 셰어하우스로 만들기 위해 달팽이집공작단과 뭐라도탐사대가 모였습니다.

건축설계 및 실내디자인을 전공한 민달팽이들, 목공과 페인트칠, DIY에 경험이 있는 민달팽이, 그리고 할줄 아는게 없지만 키가 큰 민달팽이,

뭐라도 함께하고 싶어서 모인 민달팽이까지 다양한 관심분야를 가진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4호 달팽이집을 청년이 함께 살 수 있는 셰어하우스로 예쁘게 꾸며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시의 활동 흔적을 잘 기록해둔 게시글이 있더라구요! 사진은 뜨지 않지만 당시의 추억이 숑숑!

https://minsnailcoop.com/partneractivity/?idx=638466&bmode=view

 

그리고 이렇게 조합원들의 힘으로 마련된 4호 달팽이집에 사람들이 입주를 하면서 온기가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도하고, 3층 거실을 놀기 좋게 꾸미기도 하구요, 또 다른 달팽이집 식구들을 초대해서 집들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집들이 관련해서는 또 좋은 게시글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https://minsnailcoop.com/partneractivity/?idx=638479&bmode=view

 

입주 초기에는 커뮤니티가 아주 활발했다고 해요. 같이 촛불시위와 퀴어축제도 가고, 민쿱 총회가 있으면 같이 집에서 출발해서 갔다가 돌아오고.

마음 맞고 시간 맞는 사람들과 여행도 가고, 밥도 같이 먹는, 이웃이자 식구이자 친구와 같이 지냈다고 옛 기억을 전달해 주신 조합원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4호 달팽이집 운영을 마무리하면서 4호를 거쳐간 모든 식구분들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조촐하게 몇몇 조합원들과 과거의 4호 달팽이집의 모습, 그리고 지금 4호 모습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22년 1월에 마련했었어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2부. 4호집을 마무리하며 : 아듀파티와 운영종료’에서 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다음달 월민에서 확인해 주세요!

 

그럼 4호 달팽이집을 기억하면서 ‘안녕 인사’를 보내주신 조합원 분들의 이야기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4!



신사동고개의 초입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이 달팽이집으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함께해준 사람들이 이 집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 지 궁금합니다.

즐거웠을 때도 있고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겠죠…?

사진으로 달팽이집 4호가 시작할 때의 시절을 돌아보니까 정말 조합원 없이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안돌아가던 때였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많은 공작단분들이 밤낮, 평일주말 상관없이 시간을 내서 페인트칠이며 가구조립, 청소까지 할 수 있는 일이면 뭐든 열심히 해주었고,

첫 입주로 만났던 조합원 분들이 미흡했던 리모델링을 채워주면서 달팽이집 4호를 가꿔주었어요.

이것이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집을 거쳐간 분들은 자립심과 연대의식이 남달라 질 수 밖에 없는 시간을 보냈을 것 같아요.

그래도 혹은 그래서! 이 곳에서 함께해준 사람들에게 고맙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고마웠어요!  

-성은혜

 

조합원들과 함께 손수 페인트칠하면서 달팽이집 4호를 준비했던게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운영 종료소식을 들으니 아쉽습니다.

리모델링을 하러, 반상회와 간담회에 참여하기 위해 역에서 내려 4호까지 걸었던 시간에 고민들이 이제 더 많은 청년들의

더 나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과 더 나은 곳에서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정남진


너무 좋은 추억들이 많이 쌓인 곳이고 떠난지 4년이 지났지만 여기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현재도 소중한 인연 이어가고 있습니다 :)

얼마전에도 이 지역을 지나가며 추억을 되돌아봤어요. 집은 사라지더라도 기억과 인연은 남아있어서 감사한 마음도 있습니다.

고생많았네요 4호😀

 -문준희


이렇게 메세지를 보내는 게 민망할 정도로 4호집과 함께한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그래도 저에게 소중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곳이라 이렇게 인사말 남겨요.저에게 4호집은 곧 거실이었습니다.

먼저 다가가기 어색해 방에 있기만 했던 저에게 모두들 거실에서 자연스럽게 인사해주시고 같이 무언가를 하게 되면서

그 집과 사람들에게 익숙해질 수 있었어요. 나중에는 저도 거실에 혼자 앉아있는 걸 좋아하게 될 정도로요.

그리고 4호집이 있던 동네와 그 근처도 서울에 가게 되면 가끔 가곤 했습니다.

매번 갈 때마다 불광천을 한 번이라도 더 걸어볼걸, 공원을 더 찾아볼 걸..하며 아쉬워하다가 왔어요.

그래도 구산동도서관마을을 자주 갔으니 괜찮다고 여기면서요. 

4호집에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온 덕에 은평구라는 동네에 애정이 더 생겼어요.

동네 맛집을 추천해주고 놀러가기 좋은 곳을 알려준 4호집 식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다들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4호집에 17년 가을부터 18년 봄까지 지냈던 김서경


다들 어디서 살고 계시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박한석


4호집, 실거주했던 기간은 짧았지만 그래도 그곳에 4호집이 있어서 지낼 곳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윗층에 사는 사람들과 소소하게 이야기 나누고 대화하며 연이 되어 서로의 활동도 돕고 지원해주는 관계가 되었죠.

이게 우리가 말했던 사람이 사는 곳 아닐까요? 입주민 덕분에, 민쿱 덕분에 상근자 덕분에 좋은 기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동글


2호가 종료되면서 4호로 이사를 갔어요. 짧은 기간이지만 4호가 있어서 집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든든했습니다.

4호랑 안녕할 시간이 다가와서 아쉽지만.. 더 좋은 공간에서 다시 민쿱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집 구할때 도와주신 여러 분들과 이사할 때 편의 봐주신(여성층인데 아버지가 이사를 도와주시는걸 흔쾌히 괜찮다고 해주셨어요..!!)

당시 거주하시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최윤영


20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나의 집, 나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4호집에게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덕분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고, 그래서 행복했다고. 무엇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한 식구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해봅니다.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많은 층위의 것들이 걸쳐진 경험이였습니다.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함께 울기도 하고, 웃으면서 같이 큰 시간들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마지막으로는 사무국 직원분들게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주거 실험이라는 쉽지 않은 여정 속에서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그 길에서 걸어주신 덕에

이 도시 서울에서 지불 가능한 임대료로 가장 나 다울 수 있는 공간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오래 거주한만큼 여러 과정 속에서 가끔은 서로 불편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항상 조합원 편에서 이해해주시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련한 문제들 해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특히 찬님께 마지막까지 정말 많이 애쓰신다고, 감사하다는 말씀 올려봅니다.

2022년도 각자의 길에서 제 뜻을 이뤄가기를 바라봅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김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