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택 건축주들' 워크샵 후기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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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쨍한 10월 27일 일요일 오후, 연희동의 궁뜰 어린이공원 벤치에 청년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어요. 바로 연희동 사회주택 건축주들이었습니다. 각 팀별로 모여 활동하던 건축주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는데요. 찐~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하여 다섯 번째 전체 모임은 워크샵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오후 내내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는지 들어볼까요?



연희동의 한 카페에 모여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온 이야기들, 그 과정들을 돌아보고 각 분야별로 함께 공유할 내용들을 나누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어요. 그동안 건축주들이 설계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수요자 중심으로 만들어보기 위하여 조사하고 논의하고 결정한 내용들을 토대로 건축 도면을 조금씩 바꿔왔던 과정들, 공공건축가에게 자문을 요청할 예정인 것 등 사업 추진 일정들을 나누었어요.


그리고 모임의 중반을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소회를 나누어 보았어요.


실제로 집을 지어보는 과정을 해볼 수 있다는 게 큰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사실은 우리가 완전히 기획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결정권한이 있지도 않은 활동이 우려되기도 했다. 숙의하면서 결정해보는 과정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이렇게 벌려도 되나 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은혜


처음에는 어떤 활동인지 잘 몰랐다. 나는 건축을 전공 했으니 설계과정을 아는데 이 활동은 어느 단계일까. 근데 궁금하더라.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생각보다 전문성을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 초반에 많이 디테일해서 놀랐다. -이슬


첫 모임 때 전문적인 분들부터 어디서 어떻게 왔지 모르는 분들도 오시고 신기하고 놀랐다. 호기심에만 참여했는데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그 의견이 합쳐지면서 실현이 되더라. 혼자 하는 것보다 진짜 마음을 내서 하는 의견들이 중요하구나 느꼈다. 하면서 힘들기는 했다. 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우리 팀이 가게 되는 경우도 있고. 상권분석을 하면서 발로 뛰기도 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저 자신의 내면의 발전도 있었던 것 같고. 두 달간의 시간동안 팀별로도 보고 카톡방에서도 이야기했던 것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수빈


25명이 현안을 두고 엄밀하게 이야기를 나눈 결과물들이 이 사회에서 쉽게 탄생할 수 없는 결과물일 것. 이 팀이 해소하더라도 후속 과제들을 잘 던져주는 작업들을 했으면 좋겠다. -한솔


지금 건축주들이 크레파스를 가지고 있는데 추후 입주자가 가질 크레파스가 짧게 만드는 게 아닌가. 조금 우려했다. 이렇게 모이는 것에 의미가 있다 생각한다. -한밀


건축은 정말 처음 해보는 영역. 유디팀 회의갈 때마다 어렵다 못하겠다 했었다. 다른 팀 이야기 들으면 또 재밌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더 풍성해지고 배웠다. 이런 프로세스를 같이 해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좋다. 이 다음에 상상해볼 사람들이 많아져서 좋다. 공급을 앞으로 해나갈텐데 그 시작이라 생각한다. -소라


저 빼고는 다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더라. 다시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겠다. 좋은 사례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우리의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자료들을 많이 남겨 놓았으면 좋겠다. -정헌


이 모임이 두 채의 집을 짓고 있다. 한 채는 연희동에, 또 하나는 공동의 이해 가운데 이상적인 주택의 모델을.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100만호까지 집을 잘 지었으면 좋겠다.  -꿈돌이


서로 논의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든든하게 생각했다. 어떻게 길을 찾아가는구나. 남은 기간은 잘 모르겠다. 다 같이 논의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찾아가지 않을까. -조은


처음에는 내 집도 아닌데 누가 모일까 궁금했는데 많이 모였고 생각보다 본인의 영역에서 전문이든 비전문이든 열심히 활동을 해주셔서 놀랐다. 수요자 맞춤형으로 가능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삽을 뜨게 된다면 여기 함께 활동한 사람들, 지금 구성원들이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건축주들 모임에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끝까지 남았으면. -기웅


무엇을 하든 간 촬영하고 참여하면서 함께 할 것 같다. 다른 논의들이 많이 나오고 조금 진전되어 가는 과정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든


집을 만들 때의 과정, 선택, 준비 등을 실제로 해봤던 게 의미가 있었다. 사실 발로도 뛰었다. 엘레베이터도 폭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도 해보고. 이런 실무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배워가는 과정이 많았다. 지금은 이만큼 밖에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이 수요자 중심형의 사회주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원


한발 한발 내딛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그래도 가야한다. 우리가 건축주 입장에서 고민해보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비용도 고려해보고 그걸 얻기 위해 고민해보는 건 우리 사회의 문제해결 방법을 키울 수 있는 게 아닌가. 이런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남영



다음으로는 각 팀별 쟁점을 나누고 충분히 토론하고 함께 결정하는 과정을 가졌어요.



[1층팀 발제: 커뮤니티실, 주변상권분석]


○ 커뮤니티실 쟁점: 커뮤니티실은 무엇을 중시할 것인가? 코워킹? 편안함? 소셜다이닝 등 공동체 활동 강조?


의견들:

- 세탁기 건조기 싱크대 이런 유틸리티만 설치되면 나머지 부분은 해결되지 않을까?

-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 한정된 공간에서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 입주자가 같이 모여서 결정을 할 수 있는 공간. 26명이 모일수 있는 공간이 어느 순간에는 갖추어져야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

- 입주민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이다보니 우리 단계에서 논의하기 너무 디테일하면 안될 것 같고, 그래도 최대한 앞으로 살게 할 입주민에게 열어줘야 할 공간. 최소한만 관여를 하고 나머지는 가능성을 가지고 공간을 어떻게 이용할지는 입주민의 몫이 아닐까. 입주민도 그 공간을 이야기하는 것이 커뮤니티 시작이라 생각. 이야깃거리를 남겨주는 것으로 이 공간을 남겨줘야하지 않을까?

- 정리: 부엌의 배관만 두거나, 예를 들어 예산을 1000만원을 사용하면서 하거나, 6개월간 비워놓고 입주자가 어떤 필요가 있는지 논의 후 1년 뒤에 완성하는 방향.


○ 근린생활시설 쟁점: 어느 정도까지 가이드를 잡고 이야기할 것인가?

- 팀내 합의: 입주민들이 근린생활시설에 대해 최소한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입주민과 같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 곳.


의견:

- 이 공간이 마을과 더 폭넓게 만날 예정이고 이 공간이 그런 교류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개념을 가지고 뭔가를 펼쳐볼 수 있는 사람(사업자)이 들어왔으면.

- 정말 지역에 있는 분들과 뭔가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면 지역에 있는 사람을 만나 협동조합을 별도로 만드는 게 방법일수도. 홍성 풀무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출자를 해서 만든 커뮤니티 공간/바가 있다. 마을활동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면 가능하지 않을까?

- 3년 뒤에 마을 기업으로 전환하거나 등. 지금 계획은 2000에 75가 임대 조건인데 파격적으로 50으로 시작할 수도. 3년차가 될 때는 이것을 마을 기업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마을 기업은 인근 주민이거나 입주민이어도 좋음. 주민이나 입주민이 주주로 있는 마을기업이면 가장 좋을 듯. 사업자 입장에서 3년이면 크게 부담이 없을 것.

- 지역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주체들을 만나 봐도 좋을 듯.

- 정리: 지역과 상생하고, 지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함께하는 것.


[협찬팀 발제]

--> 협찬팀은 당일 취소가 되어서 회의는 못함. 건축주들 마무리 후 프로젝트 팀으로 넘어갈 수도 있음.


[유니버셜팀 발제]

○ 유니버셜팀 고민:

1. 화장실 크기/다목적 화장실

2. 욕실단차와 다목적 화장실에 대한 내용을 만들어 볼 예정

3. 화장실 운영 책임 분담


의견:

- 설계사님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부분들도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있었음.

- 유니버셜디자인팀에서 하고싶은데 못한 것들을 기록을 잘 하여 향후과제로 가져갔으면.


[생활시설팀 발제: 에어컨, 엘리베이터, 열환기장치, 단열]


○ 에어컨 쟁점: 에어컨을 거실에만 설치? 방마다 설치? 개인의 열적쾌적감, 환경 및 에너지 보호의 관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의견들

- 아무리 실외기가 줄어진다 하더라도 에어컨 33개가 건물에 붙는 게 정말 좋은걸까에 대한 고민.

- 공용공간에만 설치 시 과연 방도 쾌적해 질 수 있을까. 청년누리는 방이 좁아서 시원하긴 함.

- 방마다 설치 자체는 가능하게 하고 입주자 입주 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 거실에 에어컨을 두고도 살 수 있는 사람에게 방에 모두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임대료를 올리면 그 사람에게 부당하지 않나.

- 경험 상 2호집은 에어컨이 내 방에서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원했음. 그래서 방마다 에어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환경적 측면에서도.

- 에어컨 정리: 에어컨: 처음에 시스템에어컨으로 공용공간에 설치. 실외기는 추가 안하기로 함. 개인방은 개인이 설치하기로 함.


○ 열교환장치 쟁점: 열교환 환기 장치를 설치할 것인가?


의견들:

- 세대당 4~500만원이 들기 때문에 비용적 측면이 고민이 됨.

- 경험 상 열교환장치는 세대 내 공통의 합의가 필요함. 모두가 같이 문들 닫고 있고 혹은 같이 열고 돌려야 되는데 실제로 달성하기 어려워 장치가 무능해지는 단점이 있었음. 6명이 생활이 다르기 때문에 그 기능 활용이 거의 없었음.

- 여름/겨울에 창문을 열면서의 열낭비가 되고, 잘 때 co2가 증가하는데 그래서 잘 때는 환기장치가 있는 게 좋음.

- 삶에 정말 필요한 측면이라면 해야 하지 않을까? 고층 아파트의 경우 창문을 못 열기 때문에 이런 기계적 장치가 필수적.

- 열교환장치 정리: 열교환장치는 1,2주 안에 좀 더 알아보고 결정하기로 함.


[온고지신팀 발제: 향후 계획]

- 11월말까지 팀별로 정리해서 조합원들과 공유할 예정.

- 향후일정(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일단 나중에 논의(가안: 11월 24일)


건축주들은 지난 9월부터 주기적으로 만나는 이 모임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건축을 이해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건축 비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건축비 내 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도 하고 기존의 건축을 넘어서는 시도들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주체들을 설득해야할 필요도 있지요. 이렇게 여러 한계 지점에 마주하기도 하고, 당장은 개선 지점을 찾기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의 활동을 잘 기록해서 다음 참여자가 할 수 있는 것, 개선할 수 있는 것, 못하는 것 등을 문서화 하려합니다.

머지않아 조합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유회를 진행할 예정이니 기다려 주세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