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ICA 총회 발제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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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달팽이에요  


지난 12월 1일~3일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서울에서 열렸어요. 대회 주최단체인 국제협동조합연맹(ICA)는 세계 최대의 비정부기구에요. 전세계 10억명의 협동조합원들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 였고 세계적 차원의 협동조합 운동과 동네 차원의 운동을 연결시키려는 목적이 있었어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시도는 연맹의 주거분과의 초청으로 발제를 했어요. 

 주거분과토론에서 "부담가능한 주거와 에너지"이라는 주제였는데, 그린달팽이와 리필스테이션, 태양광 등 우리가 지속가능성을 주택에 접목시킨 이야기를 했답니다. 민달팽이가 특별했던 점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레기를 줄이고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지를 협동조합의 자발적 모임을 통해 꾸려나간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더 재밌는 부분은 다른 협동조합과 발제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어요. 

유엔 빈곤과 인권에 관한 특별보고관 올리비에 더 슈터(Olivier De Schutter)는 화상을 통해서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역설했어요. 자본주의의 결과인 불평등과 빈곤을 인간을 우선시하는 협동조합 경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협동조합의 목적이 '사람'에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주거분과의 발제자들 중 독일의 중소도시(인구 24만명) 할레(Halle)의 주택협동조합(Bauverie-Halle) 대표 귀도(Guido)의 발제는 같은 주택협동조합으로서 배울 점이 많았어요. 이 회사는 중저소득층을 위해 임대주택 7,500가구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속가능한 주택을 위해 자회사로 지열발전업체를 두어 비용 20%를 절감하여 재생에너지 비용을 세입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재생 에너지가 비용이 많이 드니까 세입자를 고려해야 하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와닿았어요. 달팽이집도 처음으로 태양광을 설치했지만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또한 이 조합은 주변에 라이프치히나 베를린 같은 대도시들이 있고, 같은 도시에 8개의 경쟁 협동조합들이 있어서 공실률이 10%에 달하는 것도 고민이었어요. 우리나라처럼 독일도 대도시로서 쏠림현상이 크고 지역에서 문화적 필요 등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발제자인 토마(Thomas)는 캐나다에서 에너지 협동조합과 주택협동조합 둘 다 발을 걸치고 있었어요. 도시에서 건물 지하에 실내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농장의 에어컨에서 나오는 열로 위층 난방을 해결했어요.


발제 전에도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는데요, 독일 출신인 귀도에게 베를린 세입자운동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봤어요. 귀도는 베를린이 수도이지만 다른 수도들에 비해 강력한 임대료 제한 정책으로 낮은 임대료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했어요. 이를 눈여겨본 해외 자본이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해서 리모델링을 통해 합법적으로 임대료를 높였지요. 그래서 기존 세입자들은 훨씬 높아진 부동산 시장을 맞닥뜨려서 이사가기가 어려워졌어요. 이로 인해 3,500세대 이상 소유한 임대회사의 공공수용을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3,500세대 이상 소유한 협동조합들과 공공기관도 대상이 들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베를린시가 부채가 많아서, 현실적으로 수용이 가능할지 회의적이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게 된 세계협동조합대회에 가서 '협동조합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어떻게 하면 일터에서 협동조합의 가치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는 한밀 대의원을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고 부스 관람도 하였습니다. 한밀님이 있는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 모델로 취약계층의 의료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의 모임이라고 합니다. 부스 중에는 한지로 공예를 하는 협동조합, 공정무역으로 커피를 유통하는 협동조합 등이 있었어요. 모든 분야에 협동조합이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음에 이런 대회가 있으면 조합원 여러분과 같이 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럼, 다음시간까지 달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