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네번째 그린워크숍, 달팽이는 전기없이 산다.

2021-10-01
조회수 1177

안녕하세요! 한 달의 끝자락에 어김없이 그린워크숍의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

9월 그린워크숍의 타이틀은 <달팽이는 전기없이 산다> 였습니다!


전기없는 삶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것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아침, 제가 살고 있는 5호 달팽이집에 정전이 되었을때 였습니다.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전기가 없으니 보일러가 되지 않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도 없고, 

헤어드라이기가 안되니 머리를 말릴 수도 없었어요.

밤새 방전된 휴대폰의 배터리는 간당간당하고, 무선 이어폰 충전도 할 수 없는 상황. 

아침의 그 짧은 순간에도 전기가 없으니 할 수 없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우리는 얼마나 전기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이 전기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지,

그린뉴딜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는데 과연 전기는 친환경적인 것인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9월 그린워크숍에서는 전기없는 삶에 대한 독서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요,

저희가 고른 책은 <안녕, 동백숲 작은 집> 입니다. 



<안녕, 동백숲 작은 집>은 장흥 동백숲 속 작은 집에서 "전기 대신 달빛을! 수도 대신 샘물을! 가스 대신 아궁이를!"을 외치며

전기와 석유없이 사는 삶을 실험한 하얼과 페달의 이야기 입니다. 

EBS <하나뿐인 지구>에도 방영되어서 영상 혹은 책을 읽고 줌에서 만났는데요,

전기없는 삶 외에도 이들의 생태주의적, 주체적인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리의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재밌었던 것은 비건 / 비건 지향인 사람들이 김밥  에 둘러싼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조합원 분들 중에서도 비건지향인 분이 계신다면 김밥 재료에 둘러싼 에피소드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요?

있으시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흔적있는 삶, 전기를 마구 소비하는 삶이 청년 주거권과도 연결되는 지점이었습니다. 

건조기를 오랜만에 써본 분이 계셨는데 2시간 30분동안 전기를 사용하면 돌아가는 것이 무서웠지만,

결론적으로는 좁은 방안에 넓은 공간 차지하면서 건조대를 펼치지 않아도 되고, 공기를 꿉꿉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아주 뽀송뽀송하게 빨래를 갤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햇빛이 잘 드는 넓은 마당이 있는 5호 달팽이집에 사는 저는 이 말이 의아했는데요!

왜냐면 해가 잘드는 넓은 마당 혹은 거실에 빨래를 널어두면 건조기 없이도 2시간 30분이면 바짝! 마르거든요. 

우리에게는 빨래를 널수 있는 햇빛이 잘들고, 쾌적한 집이 필요합니다. 


과연 내가 전기없이, 석유없이 살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가지고 책을 폈는데,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동백숲이라는 곳에서의 삶이 주로 그려져 있어 내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꿀팁을

얻기는 어려웠지만 삶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떼본 사람과 그럴 필요성도 못 느껴본 사람의 간극은 클테니까요.

전력 자립도가 낮은 서울에서 어떤 모습으로 제로 에너지를 실천하면서 주거공동체를 꾸릴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달팽이집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제로 에너지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함께 고민해봐요!!